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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사회
힘 없는 국민은 억울하게 죽어야 하나요?
기사작성 : 2017-11-15 06:40:01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故 이두열 씨의 여동생 (가운데)이채윤 씨와 (휠체어)그 어머니가 14일 충남도청 기자회견장에서 타살을 주장하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힘없는 국민은 이렇게 억울하게 죽어야 하나요?”

 충남 홍성군에 거주하는 이채윤(54·여) 씨가 자신의 오빠(고 이두열)의 죽음이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채윤 씨는 14일 충남도청 기자회견장에서 “부검 결과가 뒤바뀐, 진실이 은폐된 사건”이라며 “국과수와 경찰, 검찰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 오빠의 죽음을 은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채윤 씨에 의하면, 1955년생인 고 이두열 씨는 지난 2015년 11월 10일 왼쪽 발등을 다쳐 반깁스를 한 것 외에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으나, 2015년 12월 7일 천안단국대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진단은 ‘젖산산증’에 의한 ‘상세불명 쇼크사’였다.

 당시 경황이 없던 유족들은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매장했으나 나중에 여러 정황을 살펴보니 타살 의혹이 있어 2016년 4월 15일 부검을 하게 된다.

 논란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2016년 7월 11일 ‘사인불명’으로 나왔으나, 이채윤 씨는 부여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강모 씨 등 세 명이 2016년 4월 27일 또 다른 부검서류를 홍성결찰서에서 봤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채윤 씨가 강모 씨로부터 전해들은 4월 27일 부검서류 내용은 ▲2년 7개월 화학독극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고 ▲7가지 이름 모를 독극물과 3개월 전 수면제 복용 ▲무정자, 발등 찍힌 내용 등이라는 것.

 기자회견에서 이채윤 씨는 2016년 4월 27일 강모 씨 등 세 명이 보았던 타살을 의심케 하는 부검 내용이 2016년 7월 11일 ‘사인불명’으로 뒤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채윤 씨는 “독극물 살인 사건임에도 담당 검사는 고소인의 진술이나 의견 한마디 들어보지도 않고, 부검감정서 발급요청 이틀 뒤인 2016년 8월 18일 불기소처분을 내렸다”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채윤 씨는 대통령과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보냈으나 다시 홍성지청으로 이첩됐고, 불기소처분을 번복할 새로운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담당검사가 ‘공람종결처리’ 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강모 씨 등 세 명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고, 2016년 4월 27일 홍성경찰서에서 본 서류는 고 이두열 씨의 혈액DNA 감정결과 회보에 관한 것이라는 것.

 하지만 이채윤 씨는 강모 씨 등이 홍성경찰서에서 본 내용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며 조작,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이채윤 씨는 타살 의혹에 대한 정황도 밝혔다.

 2015년 12월 3일 저녁 8시쯤 이채윤 씨가 오빠인 고 이두열 씨에게 전화했을 때 아픈 목소리에 혀가 말리며 알아듣지 못하는 말투였고, 다음날 전화통화에서도 마찬가지라 급히 가봤더니 캄캄한 방에 피골이 상접한 채로 목말라 하고 있더라는 것. 당시 집에는 물 한 통 없이 싱크대 위에 탁한 막걸리 한 병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채윤 씨는 급히 홍성 읍내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의사가 손사래를 치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 홍성의료원 응급실로 갔는데 담당의사가 “염산을 아느냐?”라고 물으며 “이 환자는 염산을 마셨을 때 지글지글 타는 듯한 것처럼 가슴이 타고 있어 물을 찾는다. 1분 1초가 급하고 요단강 입구에 와있다”라고 말했다는 것.

 또 “핏줄이 다 굳어 알칼리성에서 산성으로 바뀌었고, 콩팥이 절단 났으니 이곳에서는 못 고치니 큰 병원으로 후송하라. 가서 콩팥을 이식이라도 해서 살려볼 수 있으면 살려보라”라는 말을 들었고, 결국 천안단국대병원에서 4일 뒤인 2015년 12월 7일 ‘젖산산증’에 의한 ‘상세불명 쇼크사’ 판정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채윤 씨는 당시 “오빠가 어디가 아프냐”라고 묻자 담당의사는 “▲독약을 먹었던지 ▲술만 먹었던지 ▲가스를 마셨던지 ▲밥을 굶었던지 등의 병명을 말했다”라며 타살 의혹이 있다는 점을 주장했다.

 이채윤 씨는 “저의 가족과 89세 노모는 제대로 된 조사를 받기를 원한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예산홍성민주시민연대 박성묵(예산역사연구소장) 씨는 성명을 통해 “여러 물증과 정황이 있음에도 수사 과정이 너무나 졸속이어서 의혹만 키웠다”며 “독극물 살인 사건을 규명하려는 책임있는 과학적 수사에도 거스르고,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분노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시신 부패로 인해 확인되지 않고’로 소견을 밝히고 있어 독극물에 대한 규명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입수한 고 이두열 씨의 부검장면 사진을 보면 ‘시신부패’는 거짓말이란 사실을 증명한다. 사건처리를 말끔히 해소 못한 수사기관의 행태가 궁색하게 들린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한 점 의혹 없는 진실 규명을 위한 재수사와 함께 은폐, 조작의혹이 없도록 수사과정의 재점검도 촉구했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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