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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칼럼
캐나다 이민은...#4
기사작성 : 2018-01-10 13:17:31
김태훈 기자 sisatouch3@daum.net

 [시사터치 김태훈 칼럼] = 졸고를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서 계획한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세탁소 편 마지막으로 올립니다.

 세탁소는 겨울에서 이른 초봄까지가 성수기이다. 겨울의류는 직접 빨 수 없는 것들이 많고 울이나 오리털 파카 등의 두꺼운 옷들이 많아서이다.

 시즌이 끝나갈 때 막바지 겨울용품들을 세탁해서 정리해 두려는 요량으로 코트나 오리털 파카, 이불 등에 대한 세탁물 세일을 한다. 캐나다는 겨울이 길고 추워서 겨울스포츠의 왕국이다. 그래서인지 겨울의류들이 발달했다. 캐나다에서 처음 보는 동계용품들도 많다.

 Whole jumper suit(이 옷은 상하의가 붙어 있어서 원래는 pilot이나 정비사들이 많이 입지만 캐나다에서는 전체적으로 오리털이 들어있는 것이 있고 스키어들도 많이 입는다-필자 주)를 갖고 온 사람이 인사도 받지 않고(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약한 부분이다. 서양 사람들은 인사하면 반드시 대꾸가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가 짧기도 하지만 쑥스러워서인지 일반적으로 인사를 하면 대꾸를 하지 않거나 무표정인 경우가 많다. 제발 부탁인데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들께서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나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싫으면 미소로라도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다-필자의 부탁입니다) 대뜸 이거 코트냐 아니냐를 물어온다. 나는 처음 보는 옷인데 윽박지르듯이 하니 그냥 코트라고 대답을 했다. 이때부터 빠른 영어로(사실은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다) ’네가 코트라고 했으니 그 말에 책임을 지고 코트 값으로 해달라’ 라고 했다.

 얼떨결에 옷을 받기는 했지만 코트 값은 $14.99 그러나 오리털이 들어간 Whole jumper suit는 $119.99로 8배의 가격을 받아야 했다. 생각해보니 많이 억울했다. 어쩌겠나…… 수업료인 셈 치고 그냥 세탁공장에 보냈더니 득달같이 전화가 온다. 사정 이야기를 하고 이번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지만 미안했다. 그것도 2벌이나 되는 것을 그리 넘어갔으니 세탁공장 사람들도 속은 안 좋았을 게다.

 그러고 보니 나는 영어를 거의 세탁소에서 배운 것 같다. 듣는 사람들이 때로는 말하는 것이 공격적이라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언젠가 이곳에서 고등학생 영어를 가르쳐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고쳐지지 않는 말투 때문에 거절했다. 공격적인(Aggressive) 영어의 어투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말이란 것이 비록 남의 나라의 말이라 할지라도 누구한테 배우는지, 심지어는 교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중요하다.

 이야기가 곁길로 새지만 직장 생활로 일본에 4년 동안 주재원으로 파견을 간 일이 있었다. 나는 일본어가 조금 부족하여 일본어 교습학원을 다녔는데 처음에 여교사를 만났다. 특별히 일본어를 배울 때는 더욱 그런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을 몰랐다. 일본어는 남녀의 언어 구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본어를 하면 일본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오카마’(여장 남자들-필자 주)라는 오해를 받곤 하지만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일부러 해명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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