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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칼럼
캐나다 이민은...#5
기사작성 : 2018-01-22 09:54:44
김태훈 기자 sisatouch3@daum.net

 [시사터치 김태훈 칼럼] = 순서가 좀 바뀌었지만 캐나다 교포 사회 내부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캐나다 교포 사회도 우리나라처럼 계급(?)이 있을까? 결론을 말하면 있다가 정답이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교민의 계급을 나누는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계급이란 것이 별 것 아니다. 먼저 와서 고생해서 이만큼 살게 되었으니 대접도 받아야겠고, 나중에 온 사람들은 존경의 뜻을 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분들의 이야기는 내가 이민 올 때는 어떻고 저떻고....... 물론 당신들 경험에서 온 이야기들이니 소중하게 들어서 실행해야 할 이야기도 많고 정보도 많지만 대부분은 그리 영양가 없는 것들이 많다.

 이민의 역사를 보면, 미국의 경우 백년이 넘었으니 말할 것도 없지만 캐나다도 이민 1세대가 1960년대에 왔으니 2000년대에 간 우리와는 온전히 2세대가 차이 난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한국에 자주 와보지 않아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다.

 이분들의 특징은 전화 통화를 하면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끊으라는 이야기부터 한다. 별 특징 없는 이야기들(아내가 아이들과 통화 할 때 긴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을 할 때면 ‘잘 있어’를 상당히 여러 번 하지만 막상 끊지는 못한다.

 언젠가 72년도에 이민을 가신 큰 이모께서 서울에 오실 때 구제 아동복을 잔뜩 싸 갖고 온 일이 있다. 어렵게 일궈놓은 세대라서 그런지 당신 눈에는 좋아 보인 듯하다. 그러나 막상 우리나라에 와서 보고 결국은 전부 기증 박스에 넣었다.

 한번은 새로 온 사람들을 초대했다. 시 외곽에서 정육점을 하는 분들이어서 이야기도 들을 겸 기꺼이 갔다. 밥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 계실 때 그런 일(정육점) 해보신적 있으세요?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게 되셨나요?”라고 물어 보았다. 이 분 말이 “한국에서는 아직도 고기 잘 못 먹잖아요, 그래서 고기 실컷 먹으려고 그런 일을 시작했지요.”라고 말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데 82년도에 이민을 갔다니까 그 분의 말이 이해가 됐다.

 이처럼 캐나다의 교민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보고 겪고 온 한국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말조심도 해야 하고 서로 존중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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