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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회 기자수첩
광복 73주년, 소녀상이 하는 말...
기사작성 : 2018-08-15 16:11:09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대전시청 북문 앞 소녀상. 소녀상 옆 의자 위의 꽃은 광복절을 맞아 대전시가 놓은 것이다.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폭염이 지속되는 뙤약볕 아래서 말 못 할 무엇인가를 전하고픈 표정으로 소녀상이 대전시청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광복 73주년을 맞이했는데 나라를 강하게 잘 만들어 놨느냐? 안 그러면 니 딸들도 나처럼 된다”는 말을 하듯이...

 소녀상은 거칠게 뜯긴 머리카락을 하고 있다. 당시는 댕기머리를 하는 게 일반적이나 이를 잘리고 거칠게 뜯긴 것은 낳아주신 부모와 자란 고향을 일본제국주의로 인해 억지로 단절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또 맨발로 뒤꿈치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전쟁은 끝났지만 많은 소녀들이 돌아오지 못했고, 간신이 돌아왔더라도 몸과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던 아픔을 나타낸 것이다.

 어깨 위의 작은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데, 산 사람과 돌아가신 사람을 연결해주는 의미도 있다. 돌아가신 많은 소녀상의 본래 소녀들과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 그리고 우리 모두와 아픔을 나누고 자유와 평화를 지켜가자는 의미다.

 소녀상 옆에 있는 빈 의자는 잠시 함께 앉아 그 당시 어릴 적 소녀의 심정을 생각해보고, 현재 할머니가 되신 분들의 외침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자리다.

 소녀상 뒤에는 그림자와 흰 나비가 있다. 소녀상과 달리 그림자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 일본 정부의 사죄와 평화를 염원하던 할머니께서 환생을 뜻하는 하얀 나비로 환생해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대전시청 앞 소녀상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피맺힌 고통을 겪어야 했던 우리 소녀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지난 2015년 3월 1일 세웠다.

 소녀상은 지난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1000회(20년)를 맞아 일본 정부의 사죄와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다. 이후 각 지역과 일부 학교에도 소녀상이 건립됐다.

 이러한 내용들은 소녀상이 있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굳이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잠시 소녀상이 있는 곳에서 거기에 적힌 글을 천천히 읽어보면 그들의 아픔을 느끼고 우리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니 딸들도 이러한 아픔을 겪는다”는 경고도 느낄 수 있다.

  

 ▲소녀상이 발 뒤꿈치를 내려놓지 못하는 모습과 흰 나비가 할머니 형상의 그림자 속에 있는 모습.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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