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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행정 기자수첩
중구민 두 번 웃긴(?) 허태정 시장
기사작성 : 2018-11-06 23:02:40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중구 효문화마을관리원 대강당에서 6일 오후 2시 시작된 시장, 구청장과 함께 하는 누구나 토론회에서 (오른쪽)허태정 시장과 (왼쪽)박용갑 중구청장이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중구민과의 시장․구청장 누구나 토론회에서 유성구를 두 번이나 언급해 좌중을 웃게 했으나 웃음의 의미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첫 마디가 유성구였고, 토론과정에서도 유성구를 언급했다. 물론 중구를 유성구로 잘못 내뱉은 말이다.

  중구민이 모인 가운데 첫 마디를 “유성구~”로 시작했다가 바로 중구로 정정한 허태정 시장을 보고 함께 자리한 많은 사람들이 웃었다. 유성구청장을 했기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토론회 중간에 또 “유성구”라고 잘못 말하자 이번엔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지켜보는 기자도 약간의 황당함을 느꼈는데, 중구민 입장에서는 더할 상황이다.

  “시장이 정신을 챙기고 왔는가?”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태정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확답을 피하고 검토해보거나 더 논의, 고민해보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효문화뿌리축제 예산 지원 요청에 대해 “대전에 축제가 많아 어딜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유망축제인 만큼 반영하다록 하겠다”는 정도가 그나마 확신을 주는 답변이었다.

  앞서 서구에서는 지역 현안에 대한 답변을 구청장에게 미룬 것이 많았다. 구청장이 결정해 시에 예산을 요청할 사안이란 점 때문이다. 하지만 예산권을 쥐고 있기에 시장의 권한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지역 현안을 자치구에 맡기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으나 부정적으로 보면 시장의 소신이 부족한 것으로 볼 소지도 있다.

  시장 후보 때는 공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면 정확한 소신이나 답변을 듣기 어려운 적도 있었다. 다른 한편으론 논문 표절로 학위를 반납했고, 장애인 등록과 관련한 여러 의혹 등 일부 불미스런 일들로 위축된 것은 아닌가 하는 약간의 의심도 든다.

  하지만 지방대 출신 첫 시장이 된 만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는 단지 공약사업을 잘 추진하는 것 외에도 시민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시민도 시장을 믿고 안심하며, 지역 대학 출신 인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언행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허 시장은 목척교 분수대를 가동해 달라는 질문과 관련해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멀쩡히 잘 가동되고 있는 분수를 고장 난 것으로 둔갑시켰기 때문이다.

  허 시장은 “물이 안정된 공간에서 잘 활용될 수 있고 멋있는데, 대전천은 좁고 유속이 빠르다. 여기에 고정시설을 놓고 안정되기에는 무리다. 분수대를 설치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에 설치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한다. 지금 고장 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구청 담당 국장이 "하천 가운데와 벽면, 목척교 등 세 곳에 분수대가 설치돼 있는데, 하천 가운데와 벽면은 시간대별로 가동하고 있고, 목척교는 행인 불편 민원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시간대별로 운영하다보니 안 하는 것으로 아는데 운영하고 있다“고 정정해줬다.

  이에 허 시장은 “여름에도 못봤는데?”라는 말과 함께 “어쨌든 물이 안정된 공간에서 해야 하는데, 고장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변명 같은 말을 했다.

  분수대는 전임 박성효 시장 때 추진한 것이라 묘한 느낌이 드는 발언이었다.

  마지막 낙후된 용두동 지역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허 시장은 시간을 이유로 답변을 실국장에게 미뤘으나 박용갑 청장은 끝까지 설명해 비교가 됐다. 물론 박 청장의 설명이 끝날 때까지 허 시장은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

  토론회 시작하자마자 잘못 내뱉은 말 한마디로 시작해 이날 토론은 상당히 어색한 모습의 연속이었다.

  취임 5개월 차에 접어든 허태정 시장. 이제 지역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리더십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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