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화면으로 이동
닫기 | 인쇄 |


세종>행정
세종시 버스파업, 필요하면 또 하겠다는데...
기사작성 : 2019-02-07 00:10:15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왼쪽부터)민주노총 이경석 세종도시교통공사 노조위원장과 고칠진 사장이 지난달 31일 세종도시교통공사에서 열린 올해 주요업무 보고회에서 파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파업이 필요하면 하겠습니다!”

  세종도시교통공사 고칠진 사장이 “올해도 파업을 하겠느냐?”고 묻자 노조위원장들이 이같이 답했다.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지난달 31일 공사에서 올해 업무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춘희 시장과 고칠진 공사 사장, 민주노총 이경석 세종도시교통공사노조위원장, 한국노총 이경화 세종도시교통공사지부 위원장, 교통봉사단 및 서비스평가단, 버스 관련 동호회 관계자 등이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업무보고에 이어 대화방식의 ‘공사가 묻고 시민이 답한다’ 등의 행사로 진행됐다. 후자는 고칠진 사장이 직접 참석자들과 버스와 관련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즐거운 분위기의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고 사장은 참석한 노조위원장들에게 올해 파업을 또 할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이경석 노조위원장은 “승무사원의 근무 여건에서 부당노동행위(노조운동에 대한 사측의 방해)가 있으면 또 할 수도 있다.”며 “노사가 상생해서 열심히 공사를 꾸려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영 사업장”이라며 “교통공사가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승용차가 필요 없는 대중교통이 되기 위해 노사가 하나가 돼야 한다. 사업장에서는 사고가 없어야 하고, 정시성 확보 등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일터가 되도록 노조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이 익살스런 어조로 재차 (파업을) 할지 말지 여부를 짧게 답하라고 하자 이 노조위원장은 “필요하면 하겠습니다!”라고 했고, 이에 고 사장은 “들으셨죠? 올해는 안 할 것 같네요~”라고 받아넘겼다.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지난해 39일 동안이나 지속된 노조의 파업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했었다. 그 과정에서 공사는 노조의 불법행위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고, 세종시는 대체 수단을 마련하느라 세금을 낭비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이경화 세종도시교통공사지부 노조위원장은 “파업 기간에 굉장한 욕도 먹고, 제 얼굴에 침을 뱉는 일도 있었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것은 제 성향과 맞지 않다. 공사가 어려워졌을 때 한국노총과 비조합원들이 극복해 지금 이 자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그렇다고 저도 파업 안한다는 얘기는 할 수 없고, 노사가 앞으로 상생하고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인사말에 나선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일반 회사가 아닌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올해 공사 예산 322억 원 중 여러분이 일해서 번 돈(버스요금)은 100억 원이고, 나머지는 시민이 부담하는 것”이라며 “파업을 할 때 고칠진 사장(사측)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 노사문제가 아니라 시민 전체의 이해관계와 밀접하다. 이를 함께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칠진 사장께서 아무리 봉급을 올려주고 싶어도 여러분이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면, 시의회에서 여러분을 위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고칠진 사장 재량 범위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나머지는 시민의 지지를 얻어내야 여러분 복지도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39일 동안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과연 시민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며 했는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여러분 스스로 평가해봐야 한다.”며 “시민의 지지를 확보한 것도 아니고, 회사의 경영상태가 넉넉해 유보금을 쌓아놓은 상태도 아니다. 좀 더 여러분이 시민 지지를 얻는 노력을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공사 측은 지난해 공영 시내버스 파업에 대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부족과 노사 간 소통부족이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공사는 또 열린 노사협의회를 강화하고, 역지사지로 노사상생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yongmin3@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시사터치>

닫기 | 인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