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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
냉동육 편법 학교납품? 냉장육 맞다!!
기사작성 : 2019-03-14 17:20:19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대전봉산초등학교에 납품하려다 반품 당한 (왼쪽)돼지고기와 다시 납품하기 위해 (오른쪽)돼지고기를 가공 중이던 모습.(사진:정의당 대전시당)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냉동육을 해동해 냉장육으로 둔갑시킨 뒤 학교급식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가 사실은 정상적인 냉장육을 납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언론 보도로 인해 해당 업체는 물론 학교 관계자도 심적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

냉동육 편법 학교급식 납품 보도 왜?

  정의당 대전시당은 12일 자 논평을 통해 냉장육을 납품하기로 계약한 업체가 냉동육 돼지고기를 납품한 것으로 밝혔다.

  대전봉산초등학교 학부모급식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5일 반품 과정에서 세 번째로 들어온 게 냉동상태의 고기다. 냉장 스티커는 붙어 있지만 반쯤 얼어있는 고기를 작업해서 학교로 갖고 오는 것까지 봤다. 이를 근거로 냉동육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축산물품질평가원과 해당 업체로부터 관련 서류를 확인한 결과 정상적인 냉장육인 것으로 판단했다.

  대전봉산초등학교 윤정병 교장은 “영양사가 현장에 가서 위생점검도 하고 관련 서류도 받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사이트에 전산으로 뜨게 되어 있는데 이력코드를 확인하니 냉장이 맞는 것으로 나왔다. 이를 허위로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기가 반쯤 얼게 된 이유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냉장실 온도는 -2도에서 5도 사이로 보관하도록 되어 있다. 냉장실에서도 고기가 2, 3일 있으면 얼기도 하고 보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며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냉장육을 냉동육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식납품 어떤 문제가?

  조달시스템(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을 통해 학교와 한 달 동안 납품 계약을 한 해당 업체 관계자는 학교 영양사로부터 “이 학교는 검수절차가 까다로우니 꼼꼼하게 준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는 5일 자 납품인데 4일 자로 착각하고 이틀 전인 3일 준비에 들어갔다. 납품 준비를 꼼꼼히 다 해놓고 5일 배송을 했으나 비닐 포장된 돼지고기에는 핏물이 섞인 육즙이 배어 나와 있었다. 총 55kg 3개의 박스 중 1개 박스는 비닐 포장에 실 구멍도 발생해 물이 새어 나오기까지 했다.

  학교 검수자들은 핏물 섞인 육즙이 많고, 새어 나오기까지 해 반품을 결정했다.

  해당 업체는 제품을 다시 수거해갔고, 핏물 섞인 육즙을 없애고 다시 포장해 배송했다. 육즙이 새어 나와 오염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제거한 뒤 새로운 고기로 보충했다.

  학교 측은 같은 고기를 다시 배송해왔으므로 전부 새로운 고기로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해당 업체는 재고가 없어 지인의 업체로부터 냉장육 돼지고기를 빌려와 작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따라온 학부모들이 반쯤 얼어 있는 고기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냉동육으로 판단했다. 또 냉장고에 반쯤 얼어있는 냉장육 고기도 의심을 사게 했다.

  업체 관계자는 핏물 섞인 육즙이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 “날자를 착오해 5일 나가면 4일 작업해서 갖다 줘야 하는데 3일에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핏물 생기는 것도 어느 정도 다 아니까 그냥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문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식육처리 기능교육 관계자는 고기에 핏물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온도차가 높게 날 수록, 많은 양을 포장할수록 무게로 인해 더 많이 발생하고, 종자나 포장 방법에 따라서도 더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업체 관계자도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도 하루만 두면 핏물 섞인 육즙이 발생한다. 작업해서 칼이 들어가면 더 생긴다”며 “냉장고 안에서도 냉을 세게 받는 부분이 있다. 그러면 박스 안에서도 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냉동육을 속여 냉장육으로 파는 편법을 예전에는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즘은 소비자들이 냉동인지 냉장인지 더 잘 안다. 잠깐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할 업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식재료 납품업체가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한 책임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식재료 검수과정에서 꼼꼼히 걸러졌다. 하지만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속여 납품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검수 절차일 뿐인데...

  이번 일은 학교에서 늘 이뤄지는 식재료 검수 과정에서 미비한 점이 발견돼 새로운 식재료를 받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1차와 2차에서 문제가 지적돼 3차에서 정상적 식재료를 공급받고 사용했지만 업체 현장을 학부모들이 직접 찾아가 살펴보는 과정에서 냉장육을 냉동육으로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

  학교나 교육청이 학교급식 관리에 소홀함이 있는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크게 확대된 것에 대해 윤정병 교장은 “이번 사안은 급식문제가 아닌 업체의 문제로, 우리 학교에서 발생하다보니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 같다”며 “검수과정에서 반품시키고 다시 새 제품을 받는 일은 다른 학교에도 가끔씩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봉산초등학교는 14일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해당 업체에 대한 관할 구청과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납품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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