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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초교 냉동육 납품 의혹, 유통과정 추적해보니...
기사작성 : 2019-04-01 20:23:35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봉산초교에 납품된 돼지고기 전지의 이력 조회 화면.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봉산초등학교에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속여 납품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사터치>가 유통 경로를 추적한 결과 냉장육이 맞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이는 봉산초교가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학교급식 납품업체 A회사는 지난달 5일 봉산초교에 돼지고기 전지(앞다리)를 가공 납품하는 과정에서 1차, 2차 반품에 이어 3차에서 영양사와 학부모 등의 검수를 거쳐 납품을 완료했다.

  하지만 3차 납품 당시 A업체를 직접 찾아간 학부모는 반쯤 얼어 있는 고기를 보고 냉동육으로 판단, 냉동육을 녹여 냉장육으로 불법 유통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언론사와 경찰, 구청 등에 연락해 조사를 벌이도록 했다. 이때부터 학교급식 부실 식재료 납품 논란이 시작됐고, 대전교육청도 뭇매를 맞았다.

  냉동육 의혹과 관련해 A회사가 봉산초교에 제출한 확인서를 바탕으로 납품된 돼지고기의 이력을 확인한 결과 통정육(통돼지) 상태의 고기를 판매하는 B회사와 이를 해체해 판매하는 C회사 두 개의 식육포장처리업체가 나왔다.

  지난 3월 5일 오전 학교에 납품한 이 돼지고기의 도축 일자는 하루 전인 4일이다. 도축된 돼지는 B회사로 판매됐고, 이는 다시 통정육을 해체하는 C회사로 넘어갔다.

  B회사 관계자는 장부를 확인한 결과 “2019년에 C회사는 통정육(도축된 돼지 전체) 상태의 냉장 고기만 가져갔다”고 확인해줬다.

  냉장 상태의 통정육을 가져온 C회사는 5일 새벽 이를 해체하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여기서 냉동 의혹이 제기된 돼지고기 전지 약 60kg을 D회사가 같은 날 오전에 구입해갔다.

  C회사 관계자는 “D회사에 판매를 했다. 돼지고기 전지는 하루나 이틀 전 것을 주기 때문에 다 냉장상태다. 5일 판매한 고기 60kg도 다 냉장육이다”라고 말했다.

  이력 상에 나오는 식육포장처리업체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3월 5일 오전 D회사에 판매된 돼지고기 전지 약 60kg은 냉장상태라고 봄이 타당하다.

  

 ▲해당 돼지고기에 대한 등급판정 확인서에 의하면, 3월 4일 도축됐고, 상단의 L1190305라는 숫자를 통해 5일 통정육이 유통됐음을 알 수 있다.

  C회사 관계자에 의하면, D회사는 경남 진주에 있는 업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급식 납품업체 A회사가 돼지고기 전지를 빌려온 곳은 대전에 있는 E회사다.

  E회사 관계자는 “D와 E회사는 같은 대표자가 운영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한 사람이 두 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D회사가 구입해 E회사가 판매를 위해 대전에서 냉장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5인 이하나 영세 사업장, 유통업체는 축산물 이력 기록 의무가 없어 D(유통)회사부터는 이력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봉산초교 부실 식자재 논란과 관련한 돼지고기 전지의 모든 유통과정이다.

  요약하면, 4일 도축된 돼지는 B회사로 넘어갔고, C회사가 이를 구입해 5일 새벽 해체작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5일 오전 D회사가 약 60kg의 돼지고기 전지를 구입했고, 이를 E유통회사가 판매를 위해 보관하고 있던 중 학교급식 납품업체 A회사가 이를 구입해 같은 날 오전 봉산초교에 납품했다.

  이 같이 짧은 시간에 이뤄진 유통 과정을 살펴보면,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 A회사가 냉동육을 속여 냉장육으로 유통했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물론,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이므로 이 같은 유통 과정과 관계자들의 설명에 대한 진위 여부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명확히 판가름 나게 된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 절차 없이 언론을 통해 부풀려 보도되면서 A회사나 봉산초교는 피해를 입게 됐다.

  A회사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납품이 중지됐으나 계약이 한 달씩 진행되는 과정으로 보면 사실상 해당 학교에 납품을 못하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최초 1, 2차 식재료 납품을 깔끔하게 하지 못한 책임은 져야 한다.

  봉산초교는 과거 부실급식 논란의 아픔을 겪은 바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또다시 언론에 주목되며 학생과 교직원 모두 상처를 입었다.

  이 같은 논란이 봉산초교 일부 학부모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이야기도 살짝 나오고 있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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