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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사회 행정
혼자 중얼중얼, 퉁명스럽기까지...혹시?
기사작성 : 2019-06-11 18:29:43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충남도청 지하 1층 카페. 기사와 관련 없음.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일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에 의한 끔직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며 정신병에 의한 범죄 피해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자신의 아파트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죽인 조현병 환자가 있었고, 이달에도 조현병이 있는 40대 남성이 차량을 역주행하다 마주오는 차와 부딪혀 3명이 숨지기도 했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사건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며 혹시나 자신의 주변에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도 생기게 됐다.

  최근 충남도청을 찾은 한 방문객은 지하 1층 화장실에 갔다가 옆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젊은 남성이 있어 처다봤다. 시선을 느낀 젊은 남성은 혼잣말을 멈췄다. 방문객은 다시 자기 일을 보는데 또 중얼거리는 소리에 처다봤고, 그 남성은 또 혼잣말을 멈췄다. 이어폰을 꼈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잣말을 하는 것에 이 방문객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 방문객은 잠시 후 도청 내 지하 1층 모 카페에서 차를 한 잔 하려는데 아까 혼잣말을 하던 젊은 남성이 퉁명스럽고 약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주문을 받아 당황했다.

  보통 상황이었다면 응대 태도를 문제삼았겠지만 혹시나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조용히 주문한 차를 들고 돌아갔다.

  <시사터치> 기자가 알아본 결과 카페에서 일하는 젊은 남성은 지적장애 3급의 발달장애인인데 자폐증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몰랐던 이 방문객은 혹시나 최근 언론에 보도된 조현병 환자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느낀 것이다. 물론 조현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정신적 장애는 발달장애와 정신장애가 있다. 발달장애는 지적(지능)장애와 자폐성장애가 있고, 정신장애는 정신분열증이나 반복성 우울장애 등이 해당된다. 카페의 젊은 남성 직원은 정신장애가 아닌 발달장애에 해당한다.

  조현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것도 지나친 걱정이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는 전체 발생 범죄에서 아주 극소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 방문객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방문객이 차를 주문했던 지하 1층 모 카페에서 젊은 남성 직원이 어떤 상태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처음 보는 직원의 당황케 하는 모습에 불안감 대신 배려의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충남도청 1층에는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또 해당 카페의 성격을 짐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위 방문객이 지하 1층에서 경험한 것처럼 얼핏 보면 외형상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는데다 아무런 표식도 없다면 자칫 오해를 할 소지가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고 방문객의 섣부른 오해도 없도록 카페의 성격을 알 수 있는 표식을 두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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