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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치 교육
교육청과 의회의 자괴감 싸움...성폭력은?
기사작성 : 2020-11-13 01:48:27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가 12일 대전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시의회 방송 캡처)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월급 받고 뭐합니까에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의회에 있는 게 자괴감을 느낍니다.”

  대전교육청 임창수 교육국장의 자괴감 발언에 대전시의회 조성칠 의원도 자괴감으로 맞받은 발언이다.

  둘의 불편한 ‘자괴감’ 싸움은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가 12일 대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며 나왔다.

  이날 조성칠 의원은 스쿨미투 관련 전체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와 성폭력 피해 학생 보호대책 등을 강하게 요구했는데 임창수 교육국장이 여러 이유로 긍정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조 의원은 “어른들이 뭐하나 세금 받아먹고. 그런 거 하라고 우리 세금 받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자극하며 자괴감 싸움이 시작됐다.

  이에 임창수 교육국장은 “제가 무능해서 의원께서 원하는 답을 못 드린 점 죄송스럽다. 제가 그 부분은 감수하겠다. 그러나 뒤에 있는 공무원들한테 이것을 못한다고 월급 받고 뭐하냐고 한 부분에 저로서는 자괴감이 들었다. 저한테만 하시고 우리 공무원들한텐 안 그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저부터 시작해서 어른들은 욕먹어도 싸다. 아이들 인생과 고통을 생각해보라. 그게 그렇게 듣기 싫으신가. 저부터도 의회에 있는 게 자괴감을 느낀다.”라고 맞받았다.

  학교 성폭력 대책을 논하다 갑자기 '자괴감' 싸움으로 번지며 행정사무감사장 분위기가 더 무겁고 불편해졌다.

  둘의 답답한 ‘자괴감’ 싸움은 구본환 교육위원장의 감정 섞인 의사봉 소리로 중단됐다. 구 위원장은 “찹찹하다. 교육현장에서 성 비위가 자꾸 터지는 것은 일벌백계가 없어서 그렇다. 앞으로 이런 일이 터지면 교육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조 의원은 성폭력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3차 가해가 생긴다며 보호대책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중3, 고1이 재판에 왔다갔다 하고, 고등학교 올라갔더니 ‘너 미투 했다며’ 하는 얘기나 하고, 어떤 식이든 상처를 치유해서 잘 성장하게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라며 보호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창수 교육국장은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선뜻 내놓지 못했다. 성폭력 문제가 민감한 개인정보와 관련돼 있고,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이미 학교 성폭력 피해 및 가해 학생에 대한 보호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기현 의원은 “제가 의정활동 중에도 **중학교 학생이 성폭력을 당한 후 신고하지 않고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담배 피웠다고 **여고생 둘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아이들이 신고하는 학교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하겠다는데, 아이들은 신고하기 전에 수치감과 두려움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예방하자는 데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답변한다.”고 교육청을 비판했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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