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화면으로 이동
닫기 | 인쇄 |


대전>세종>행정 기자수첩
중기부 이전? 청와대부터 이전하라.
기사작성 : 2021-01-18 19:07:44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허태정 대전시장과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들이 지난달 10일 정부세종2청사(행정안전부) 본관 앞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이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대전시)

  [시사터치 기자수첩 이용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의 세종 이전과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부터 행정안전부, 전문가들까지 업무효율성을 내세웠다. 청에서 부로 승격되면서 종적 업무가 횡적 업무로 바뀌어 다른 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직원들이 얼마나 자주 정부세종청사로 출장을 갔는지 자료를 공개하면 된다.

  <시사터치>가 지속적으로 근거 없는 효율성 주장이라고 한 것은 이러한 근거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단순히 ‘많이’라는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갔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중기부 직원들이 세종이나 서울로 출장가는지 자료를 공개하며 ‘이렇게 세종시로 오가느라 고생하는구나’라고 설득하면 대전시민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중기부 이전 고시’가 나기 전부터 <시사터치>는 중기부에 이러한 자료 공개를 작년 12월부터 요구했다. 몇 번의 우여곡절을 거처 오늘(18일) 공개한 자료에는 중소벤처기업부 본부와 전국 13개 지방청 직원들이 세종과 서울로 출장간 내역이 포함돼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직원의 출장 내역을 알려달라는데 전국에 산재한 지방청 직원들의 내역까지 포함해 알려주는 의도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해당 국가공무원의 난독증을 탓해야 할까?

  당연히 숫자는 크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전국 13개 지방청 직원들이 작년 1년 동안 세종으로 출장 간 총 횟수는 2644번이다. 여기에 소요된 비용은 1억 5272만 270원이다. 서울은 어떨까? 1만 1220번에 9억 6226만 9733원이다. 작년 1년 동안 전국 중기부 소속 공무원의 서울 출장은 세종 출장의 4.2배, 비용은 9.1배나 많았다.

  이러한 수치를 살펴보면, 업무효율성은 대전과 세종의 거리 문제가 아니다. 서울에 있는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으로 옮겨와야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1년에 104억 원의 임차료를 낭비하며 대전을 떠난다. 내년 8월이면 입주할 정부세종청사가 준공되는데도 말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전의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시선은 싸늘할 수밖에 없다. 대전 민심도 예외일 수가 없다.

  정부부처가 세종에 모여 있어도 이들은 서울로 출장을 다니느라 업무효율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부처 국장, 과장들이 서울을 오가느라 길바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길국장, 길과장’이란 오명이 붙었다.

  업무효율성을 내세운 중기부 이전을 승인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부터 세종으로 옮기는 데 먼저 나서야 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진정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논하기 전에 국회와 청와대부터 세종으로 이전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청와대 세종집무실이 먼저 추진돼야 이들이 언급한 업무효율성이 높아질 수밖기 때문이다.

/yongmin3@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시사터치>

닫기 | 인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