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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행정 인터뷰
황인호 구청장 “동구가 천지개벽 탈바꿈한다!”
기사작성 : 2021-07-25 15:04:59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황인호 동구청장이 지난 22일 시사터치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사진:시사터치)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2일 대서(大暑). 황인호 동구청장은 일에 전념하느라 기자와의 약속시간도 10분 넘겨 모습을 보였다. 언제나 그렇듯 반듯하고 젠틀한 모습이다. 20여 년을 동구에서 선출직인 구·시의원과 구청장으로 일해오다 보니 동구 사정에 대해선 누구보다 해박하다. 황인호 동구청장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부터 대전역세권 개발까지, 또 동구의 다섯 가지 복(福)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Q. 취임 3주년을 축하드린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

  A. 3년 전 임기를 시작할 때 당시 태풍이 와서 취임식도 안하고 대전천과 중앙시장을 둘러보며 임기 첫날을 시작했던 것처럼 3주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거의 민방위복만 입고 있다. 직원들이 양복 입은 것을 못 봤다고 할 정도다. 마치 전투복을 입고 안전 1번지 만드는 일에만 매진해온 것 같다.

  작년에는 역대급 큰 호우가 있었다. 53일이나 진행된 역대급 장마에 태풍, 거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재난의 해였다. 올해도 기상변화로 일찍부터 시작된 엄청난 무더위가 걱정이다. 소외계층과 쪽방촌 어르신들이 올 여름을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안정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쪽방촌은) 다 철거하고 공공주택을 짓는다 하더라도 올여름은 지내야 하기에 그 기간 동안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곳곳에 산재돼 있는 어렵게 사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아카데미 극장통에 이주시켜 안전하게 사실 수 있게 하고, 나중에 다 짖고 나면 더 좋은 아파트에서 사실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다.

  하여튼 구민들이 “동구가 달라지고 있다. 크게 변화하고 있다, 개끗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제일 지저분했던 곳이 신흥동 도깨비시장과 쪽방촌이었는데, 쪽방촌은 과거 구청장 할 때 ‘청소년통행금지구역’ 그 밑에 ‘대전광역시 동구청장’이라고 적힌 팻말이 대전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붙어있던 지역이었다. 제일 먼저 경찰서, 교육청과 협의해 이걸 떼도록 했다. 당시 신일여·중고 학생 100여 명이 참여해 ‘여러분에게 이 거리를 돌려준다’는 행사도 했었다. 불명예스러운 지저분한 거리를 다 없애고 환하고 명예스러운 곳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해왔다.

Q.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동구의 대응은?

  A. 지금 확진자가 70명대로 나오고 있는데 긴박한 상황이다. 5개 구 중 동구는 확진자가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여기만 느슨하게 할 순 없다. 수도권의 풍선효과가 지역에 미치듯 대전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동구만 따로 할 순 없고, 시와 5개 구가 긴밀하게 협업체계를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

  동구는 대전역과 복합터미널이 있는 교통의 요충지다. 그렇다 보니 외래 방문객도 많다. 어디서든 N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와 구가 협력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구는 작년 처음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각 동마다 열화상감지기를, 당시로서는 최초로 각 동마다 다 설치했었다. 마스크 품귀가 일어났을 때도 자외선 멸균 소독기를 각 동마다 배치해 마스크를 소독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앙시장 한편에 개성공단처럼 재봉틀 30여 개를 두고 마스크 대첩을 했다. 동구민 전체에게 마스크 하나씩 선물하겠다는 취지로 자원봉사자들이 밤낮없이 재봉틀을 돌린 것이다. 평생 재봉틀로 자식들 키운 할머니도 오셔서 함께 하시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대전에서 동구가 제일 먼저 선제적으로 코로나 방역이든 주민들이 필요한 것이든 먼저 해야겠다고 해서 추진해왔다.

Q. 동구에 다섯가지 복(福)이 있다는데?

  A. 민선 7기 들어 우리 동구가 오복(五福)을 맞이해 무엇보다 다행이다.

  오복 중 첫째는 대전역세권 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동구는 대전을 만든 모태 도시인데, 둔산권과 신도심이 확장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낙후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 대전역세권 개발은 계속 성사가 안되다 민선 7기 들어 대전 역사상 가장 많은 2조 3500억 원을 투자하게 됐다. 쪽방촌은 철거해 1400세대 공공아파트를 짓고, 계속 좌절됐던 복합2구역 민자개발 유치로 판매시설, 컨벤션, 호텔, 영화관 등을 포함해 최대 69층짜리 랜드마크가 될 아파트가 건설된다. 복합2구역은 거의 1조 원 가까이 투자된다. 철도관사촌, 중앙1구역, 삼성4가 재개발구역에 2천 세대, 전체적으로 4개 단지 4500세대가 계획됐다. 또 혁신도시가 지정돼 공공기관이 앞으로 계속 입주하게 된다. 도심융합특구도 지정돼 경기도 성남 판교의 테크노밸리와 같은 혁신공간으로 조성된다. 전국에서 가장 허름했던 곳이 천지개벽의 탈바꿈을 하게 됐다. 대전역세권 개발이 민선 7기 들어 가장 중요한 성과로 이어지게 됐다.

  두 번째 복주머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 동구와 LH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공영개발이다. 천동3구역, 대동2구역, 구성2구역, 소제구역 등 네 곳을 남겨두고 계속 좌절됐었는데, 대전역세권 개발처럼 천운을 만나 네 곳 모두 다 물꼬가 트였다. 달동네에서 공영개발 방식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끝마치는 곳이 동구다. (제가) 구의원 때부터 시의원, 구청장에 이르기까지 추진하다 이제 완결돼 상당히 보람을 느끼고 있다.

  세 번째 복주머니는 도시혁신 민영개발 활성화다. 대전 동구라고 하면 민간기업이 거들떠도 안 봤지만 지금은 전국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이 동구에 다 몰려올 정도로 정말 도시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되고 있다. 공영, 민영개발 합쳐 대략 30곳에 아파트 3만 5천 세대 가량이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곳이 50곳이 넘는다. 대전에서 5개 구 중 아파트를 가장 많이 짓는 곳이 동구다. 도시혁신이 가장 활발하다. 인구도 3만 5천 세대면 10만 명이 늘어난다. 과거에 30만이 넘었던 그 시절의 명성을 다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복주머니는 감염병이 창궐할 때 가장 필요한 공공의료원이 동구에 확정됐다. 동구청 자리가 예전에 공공의료원 부지였으나 이를 훼손했기에 다시 유치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는데, 시민, 구민, 시민단체 모두 힘을 합쳐 이번에 성사됐다. 대전에 공공의료원이 들어서게 돼 감염질환에 대한 시민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다섯 번째 복주머니는 동구 하면 상당히 낙후하다는 이미지와 빚더미였는데, 낙후 문제는 도시혁신이 가장 왕성하게 이뤄지다보니 해소되고 있고, 빚은 과거 호화청사 짖느라 540억 원 정도로 많았었다. 인건비도 제대로 못줘서 공무원들이 동구청 근무도 기피했었다. 주민들이 세금을 열심히 내는데도 빚 때문에 주민들이 요구하는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었다. 그렇다 보니 지방자치가 실종된 기간이었다. 민선 7기에도 110억 원이 남았었는데, 1년에 인건비 20억 원도 못주던 것을 주민 민원을 즉시 해결해가면서 지난 3년간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지역 사업에 투자했다. 대청호 명상정원과 데크로드, 주차장 등을 만들었고, 공공화장실 5곳, 수변공원, 자연생태공원, 25억 원을 투입해 미르공원을 만들고, 페교된 세평분교도 16억 원을 들여 가장 멋진 생태학습장을 만든다. 거의 다 만들었다. 동구는 수영장이 부족한데 수영장을 구민체육센터 153억 원을 투입해 짖게 된다. 고령화 시대 어르신을 위한 복지관을 짓고 각종 청소년센터도 짓는다. 용운동과 자운동에 각각 40억 원을 들여 주차빌딩을 짖는다. 이런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나머지 빚 110억 원을 2년 앞당겨 청산하게 됐다. 이게 마지막 5복 중 하나다.

Q. 동구지역 역사공원 조성의 의미는?

  A. 동구에 역사공원 3곳이 생긴다. 제일 큰게 산내 곤룡골인데 3만 평 규모의 세계적인 명품 평화공원이자 평화와 인권, 생명의 산 교육장으로 2024년까지 조성한다. 산내평화공원팀의 직제를 만들어 직원들의 노력으로 419억 원이란 더 큰 예산을 확보했고, 유해발굴을 포함한 세계적 명품 평화공원을 만든다. 평화, 인권, 생명을 떠올리는 공원으로 만든다. 전쟁의 비극으로 깨진 현장이기에 다시금 산 교육장을 만들려는 것이다. 국제 설계공모로 추진해 세계적 반향까지 일으키며 추진했다.

  이러한 스토리를 알게 된 배경에는 영국인 위링턴 종군기자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대전에 와서 종군기자를 했다. 그가 갖고 있던 많은 자료를 열람하고 정보를 입수했다. 그의 자료는 영국과 독일 두 곳에 있다. 영국 대학에 기증한 자료를 다 추적하려다 보니 영국 출신 데이비드 밀러를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그가 영국에 직접 건너가 자료를 다 찾아보고 있다. 지금도 영국, 독일 유족과 소통하며 자료를 조사한다. 70여 년 전 당시 위링턴 기자가 찍은 사진의 산이나 계곡들이 지금도 남아 있어서 이를 통해 매장된 위치가 드러났다. 상당히 중요한 자료다. 전 세계에 진실을 알린 위링턴이란 영국인이 있었고, 이를 다시 추적해 재현하는 70년 후배의 영국인 데이비드 밀러가 있다. 특별한 인연이다. 그런 역사문화적 스토리가 있는 곳이라 기왕에 만들더라도 세계적 명품 평화공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또 소제동에는 500여년 된 우암 송시열 선생의 송자고택이 있는데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한다. 서대전공원이 상당히 큰데 그보다 절반이 더 큰 공원이 생긴다. 원도심 한가운데 역사적 스토리가 있는 공원 두 곳(역사문화공원, 호국철도역사공원)이 생겨 힐링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다. 대전역세권에 이런 큰 공원이 생긴다는 것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힐링하기에 상당히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한국철도공사 옆 호국철도역사공원이다. 한국전쟁 당시 대전전투를 시민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아이언 일병 구하기는 알아도 윌리엄 딘 장군 구하기를 모르는 대전시민이 되선 안된다. 당시 포로로 잡힌 윌리엄 딘 사단장을 구출하기 위해 조직된 특공대를 철도기관사들이 기차에 태우고 적진으로 향했었다. 호국역사공원을 만들면서 재작년 처음으로 기념식을 했다. 한국전쟁 당시 철도기관사를 포함한 철도인은 군인, 경찰 다음으로 순직자가 많았다. 이들에 대한 대전전투와 관련된 추도식 겸 기념식을 69주년인 재작년 처음 개최했고, 작년에 2회, 얼마 전 15일 71주년인 3회째 했다. 윌리엄 딘은 24사단 사단장이었는데, 지금은 이 사단이 없어서 상급 부대인 평택 미8군 사령부에서 비상한 관심을 갖고 기념식에 참석했다. 부사령관과 장군 등 2명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미8군 지원사령부까지 참여할 정도로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다.

  먹고 마시는 축제도 주요하지만 산내곤룡골, 송자고택, 호국철도역사와 같은 우리의 역사를 모르면 그 도시에 과연 미래가 있겠는가. 당시 기관차가 국립대전현충원 한편에 있는데 이리 옮겨놓아야 한다. 현충원과 보훈청, 대전시와 협의하고 있다. 목척교 옆 지하상가 입구에도 미카3 129호 기관차가 있다. 그 스토리를 알리려고 모형을 설치한 것이다. 구청 1층 로비에도 동구의 대표 복지브랜드인 ‘천사의 손길’ 카페가 있는데 카페 모양은 호국철도 도시답게 미카3 129호로 되어 있다.

Q. 혁신도시 지정으로 역세권 개발에 탄력이 생겼다. 청사진을 보여달라.

  A. 대전역세권이 복합2구역 개발 성사, 혁신도시 지정, 도심융합특구까지 지정돼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고, 대전의 일자리 창출이 활발히 이뤄지는 코어 역할을 하게 된다. 혁신도시로 인해 공공기관이 들어오면 더 많은 대전지역 인재를 채용할 수 있으니 일자리 창출은 당연하고, 도심융합특구 지정으로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일자리와 경제활성화, 유동인구까지 커진다. 현재도 하루 유동인구가 5만 명이 넘는 역이지만 앞으로 아파트 4500세대가 들어서면 상주인구만 1만 이상이 된다. 여기에 혁신도시와 도심융합특구로 유동인구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Q. 남은 1년 정책 방향은?

  A. 이렇게 만들어진 오복이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설계를 하느라 앞으로 1년은 상당히 긴박하게 갈 것이다. 가시적 성과는 4~5년 후에 나오기에 마지막 1년은 밑그림인 설계에 치중해야 한다. 민선 7기 시작할 때 매니페스토에서 공약사항을 두고 전국 단체장과 비교하면 “황 구청장은 너무 터무니없이 잡은 것 아니냐”고 했는데, 역세권 개발 하나만 해도 조 단위다. 혁신도시와 도심융합특구의 테크노밸리와 공공기관 들어오는 것은 아직 확정이 안 됐으니 제외하더라도 복합2구역, 쪽방촌 개발 아파트 건립만 해도 대전역사상 가장 큰돈인 2조 3500억 원이 투자된다. 이거 하나만 해도 기초단체장이 어려운 공약을 내놓은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동안 구․시의원, 구청장까지 24년간 무르익은 것 들이다. 20여 년간 달궈진 게 구청장 돼서 쏟아부으니 성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과연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했던 것들이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천운 내지 대운도 따른 것 같다. 역세권 개발도 그렇고, 주거환경개선사업 공영개발, 구의원부터 시의원, 구청장까지 동구의 달동네는 전부 없애라는 소명이 아닌가 한다. 24년의 선출직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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