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집 : 2017-10-23 16:17 처음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대전>세종>충남>충북>사회 고정칼럼
촛불과 광화문
2017-03-03 12:09:57
김태원 기자 tai0913@hanmail.net


 [시사터치 김태원 칼럼] = 조선 시대 왕이 거처하는 곳으로 공식 지정된 곳을 법궁(法宮)이라고 한다. 법궁은 다섯 곳이 있는데 각각 역사적 의미가 깃들어있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최초의 법궁으로 왕이 신하들과 조회(朝會)하여 정사(政事)를 돌보는 곳이기에 근정전(勤政殿)이라고 이름하였다. 그리고 사방에 문을 배치하였는데 음양오행에 따라 동문은 건춘문(建春門), 서문은 영추문(迎秋門), 북문은 신무문(神武門), 정문인 남문은 광화문(光化門)이었다. 다섯의 법궁중 맨 나중에 정해진 경운궁을 제외하고 남문에는 교화한다는 화()자가 들어갔다.

 조선은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은 국가였다. 본래 유교는 공자를 개조(開祖)로 하여 그 출발을 백성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성립한 사상이었다. 춘추전국시대라는 동란기를 배경으로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던 과정에서 성립하였다. 당시의 말단 지배층이었던 사()계층이 새로운 지식을 가지고 부국 강병을 추구하던 과정의 산물이었다. ()나라에 들어와 한무제(漢武帝)때 관학으로 지정되고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거치면서 사라진 경전의 복원을 위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훈고학(訓詁學)이 성립하였다.

 그러나 위진남북조에서 수당시대 동안은 지배층의 통치 이념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새로이 떠오르는 불교와 도교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불교와 도교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새롭게 태어난 것이 성리학이었다. 성리학의 출발은 당()나라 때부터이지만 여러 학자들의 탐구를 거쳐 남송의 주희가 집대성하였다. ()나라는 근세사회라고 명명하듯이 사회 경제적 발전은 눈부신 바 있다. 농업에서 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상공업도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세계사상 최초로 지폐를 사용하였을 정도로 상업이 발전하였고, 화약과 나침반이 발명되어 사용되었다.

 성리학은 최고의 존재를 하늘()로 삼았지만 인간사에 개입하는 인격신적 요소가 탈색된 이신론(理神論)적 성격이 강한 사상이었다. 성리학은 중국에 들어온 선교사를 통해 유럽에 전해지면서 유럽의 지식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어 17세기 계몽사상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우리는 조선 멸망의 원인의 하나로 성리학을 들고 있지만, 근대 여명기의 유럽의 사상가들에게는 선진적인 사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 성리학을 조선은 백성을 교화하기 위한 이념으로 채택한 것이고 그 흔적이 궁궐의 이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광화문의 이름은 세종 때 집현전 학사들이 명명한 것으로 되있다. 그들은 서경(書經)의 '광피사표(光被四表)'와 '화급만방(化及萬方)' 이라는 구절에서 광화라는 이름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 의미는 “광은 사방으로 덮이고 화는 만방에 미친다.는 의미인데 광은 군주의 덕이고 화는 바른 정치를 가리킨다고 한다. 백성들은 지배층의 교화의 대상인 수동적인 존재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이제 계몽주의 시대를 지나 현재는 명실공히 시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시대이다.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위정자들이 시민의 요구를 국가 운영에 반영하지 못하는 잘못된 정치를 행할 경우 그 잘못을 교정받기에 이르렀다. ()은 더 이상 군주를 뜻하지 않는다. 빛은 이제 시민이고 그 시민이 낡은 정치를 교화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촛불로 빛을 밝히고 있다. 광화(光化)는 이렇게 시대의 흐름과 함께 주인공을 달리하여 실현되고 있다.

/sisatouch2@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시사터치>

이전화면 | 인쇄



회사소개    기사제보    광고문의    콘텐츠 이용문의    윤리강령
등록번호 : 대전 아00217 등록일 : 2014. 12. 12. 발행·편집인 : 이용민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준수
발행소 : 대전 유성구 유성대로 736번길 19(장대동) 넥스투빌 1002호 대표전화 : 070-8125-0306
이메일 : sisatouch@sisatouch.com Copyright 시사터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