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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칼럼
캐나다의 이민정책과 철저한 세금
기사작성 : 2015-06-08 15:08:38
김태훈 기자 sisatouch3@daum.net
▲김태훈 본부장.

[시사터치 칼럼] = 캐나다의 교육제도나 인구정책 등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캐나다의 이민정책을 먼저 알아보자.

캐나다는 1973년에 일부 개정된 헌법에 다문화주의(multi culturalism)를 명문화 한 바 있다. 원래 원주민(우리가 알고 있는 인디언이라는 말은 실례가 된다고 하여 원주민이라 표현)은 숫자도 얼마 안되고 원래 주인이라고 하여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세금이나 정부 보조 등을 받아서 산다.

그러나 그 외 국민들은 전부 국적이 다른, 말하자면 이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온타리오 주의 토론토 같은 시는 전 세계에 있는 나라의 수만큼 많은 민족들이 들어와서 산다고 보면 된다.

캐나다를 먼저 발견한 것은 프랑스 사람들이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가 캐나다를 놓고 전쟁을 한 결과 영국으로 지배권이 넘어가는 바람에 국어가 영어가 됐고, 프랑스 출신 이민자들만 따로 모여서 사는 주가 생기게 되었다.

영국이 전쟁에 이긴 다음 프랑스계 주민들에게 여왕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고 이것저것 꼴보기 싫은 프랑스계 주민은 캐나다의 내륙이나 미국 내륙으로 들어가서 살았다.

캐나다에는 퀘벡이 프랑스계 메인으로 남았고 마니토바와 사스캐치완 주, 미국에는 루이지애나와 알라바마 등 몇 군데의 주가 있다.

이 사람들이 특별히 먹는 음식을 케이준이라고 하는데 고기는 약간 태우고 양념은 진하며 샐러드 소스도 화려하기 이를 데가 없다. 한국에서는 이 사람들 음식이 유행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지만 캐나다에서는 이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 영국계 주민들의 고민을 중화하기 위하여 취한 정책이 다문화주의이다.

2중 언어를 인정해서 영어와 불어를 공용어로 인정하고 문화도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인정하는 편이다.

나라에서는 굳이 캐나다라는 하나의 색깔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 덕에 몇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학교에서도 벌어진다.

예를 들면, 음력설에는 중국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지 않는다. 하누카라고하는 유대인들의 설에 유대인들이 학교에 나가지 않듯이 말이다. 그래도 그것이 인정되는 나라다. 경찰 중에도 시크교도들은 터번 위에 경찰 배지를 달고 있다. 하기야 여름 경찰제복이 반바지인데 더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캐나다인으로 만드는 것이 딱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복지제도(의료비 무료. 노인이 되면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살 수 있다)와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금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연말정산으로 돌려준다 어쩐다 하는데 캐나다에서 세금은 민주 시민이 되기 위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의무사항이다.

어느 정도 캐나다의 이민정책에 대하여 이해했으면 재미있지만 얼마나 철저한 나라인지 이해하기 위한 일화 한토막……

서울에서 아버지 어머니께서 오셔서(이 나이에 아직도 두 분 다 건강하시다는 사실에 감사)미국 서부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비용을 찾으러 은행에 갔다. 은행에서 만불 정도를 찾으려고 하니 비용의 사용처를 기록하라고 해서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미국 서부로 여행할 것이라고 쓰고 나왔다.

나오다가 생각하니 내가 내 돈 쓰는데... 참 나 기가 막히지 않는가? 다시 들어가서 따졌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정당하게 번 돈인가?”, “세금은 제대로 내고 있나”를 조사하기 위해 2000불(우리 돈으로 약 200만원) 이상 쓸 거면 다 조사한단다. 참 쫀쫀한 나라라고 생각했으나 정말 철저한 나라다.

이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더.

토론토 서부에서 한국인이 음식점을 잘 운영해 돈을 많이 벌었다. 한국인들이 토론토 북쪽으로 많이 가는 추세라서 이 사람들이 북쪽에도 지점을 차렸다. 그런데 식당을 잘 운영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았다. 물어보니 은행에서 차입을 하지 않고 현찰로 투자를 했는데, 세금을 내지 않고 사업을 한 것으로 판단해 세금 폭탄을 맞고 문을 닫게 된 것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적당히 세금을 내지 않고 사업하다 주저앉는 것을 실제로 보게 되어 “참 철저한 나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는 캐나다는 참으로 평화롭고 좋다. 세금만 잘 내면 말이다.

다음 편에서는 아이들 교육이야기를 좀 더 하도록 하자.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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